열람 https://britg.kr/novel-group/novel-post/?np_id=119907&novel_post_id=63546 내용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고양이나 동물을 키워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 지금 쟤가 대체 뭐라는 거야'라는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 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기계가 등장하는 소설의 설정에 고양이 캔따개로 살고 있는 입장에서 후련한 기쁨을 느껴볼 새도 없이, 막막한 어둠 속에서 눈물로 만난 두 생명의 이야기는 자갈길 위를 굴러가는 나무 수레처럼 힘겹게 나아간다. 소설의 주인공인 고양이 '나'와 여자 '밍'은 사회적 약자로서, 손쉬운 혐오의 대상으로서 서로 많이 닮아 있다. 있는 힘껏 위험을 피해 달리고 숨어 가며 겨우겨우 살다가도 운이 나쁜 어느 날, 조금 방..
점수 ★★★★★한줄평 이 게임 안 해본 사람 없어야 한다.구매 https://store.steampowered.com/app/400/Portal/ 게임 스토리 전반의 강력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일할 때 사놓기만 하고 몇 년간 묵혀 두었던 포탈을 하게 되었다.사실 지난 여름에 한 번 해봤다가 어처구니 없게도 튜토리얼에서 막히는 바람에 빡종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몇 달 후 다시 해 보니 과거의 자신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스무스하게 진행되어 가열차게 끝까지 달려갈 수 있었다.기세를 몰아 포탈 2까지 플레이를 마친 지도 오래지만 일단은 1편 얘기부터. 일단 이 게임은 플레이 방식이 매우 참신하다.3D 1인칭 게임이자 퍼즐 요소가 있는 탈출 게임인데, 게임의 컨셉이 이 '3D'의 속성을 아주..
점수 ★★★한줄평 스토리와 액션 모두 웰메이드, 입문자에게도 추천.구매 https://store.steampowered.com/app/228300/Remember_Me/한글패치 http://egloos.zum.com/hanfield/v/1124407 내용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Life is Strange를 재미있게 플레이했다고 했더니 회사 동료가 추천해 준 게임으로, Life is Strange와 같은 개발사에서 내놓은 게임이다. 서로 다른 듯 하면서도 유사한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Life is Strange가 현실에서 시간을 되돌려 미래를 바꾸는 게임이라면, Remember Me는 사람의 기억을 삭제하거나 조작함으로써 그것이 현실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고 있다. 네오-파리라는 가상의 근..
점수 ★★★한줄평 현대 독자에게는 아기자기하고 가벼운 옛날 여행기. 이 여행의 사회적 파장을 상상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즐거움. 이 책은 페미니즘, 여성 인물의 삶, 그들의 저서 등이 대거 출판되고 있는 요즘의 추세에 발맞추어 출간된 르포이다. 이 책의 책갈피에 나와 있는 저자의 약력이 한국에서는 생소한 '넬리 블라이'라는 이름을 간단히 소개하기에 적합한 내용이라 옮겨 싣는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활약한 미국 기자. 본명은 엘리자베스 제인 코크런이고 1864년 5월 5일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성공한 사업가이자 판사였지만 넬리 블라이가 6세 때 사망했다. 이후 유복한 삶과 멀어져 교사가 되려는 꿈을 접어야 했다. 20세에 지역 일간지에 실린 여성 혐오 칼럼을 읽고 보낸 반박문..
점수 ★★★★한줄평 감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는 아름다운 퍼즐 게임.구매 https://store.steampowered.com/app/511470/Glass_Masquerade/ 시간 박람회에서 각국의 아트를 관람하며 시계에 들어갈 스테인드 글라스를 맞춘다는 컨셉의 퍼즐 게임이다. 각국의 문화적 아이콘을 어레인지해 만든 퍼즐의 디자인이 굉장히 아름답고, 벨 에포크 시대에 유행하던 스타일을 기반으로 디자인된 UI도 조화롭다.각 메뉴가 한글화 되어 있기도 하고 게임 자체가 워낙 단순해 튜토리얼이 제공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게임을 이해하고 바로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 내에서 어떤 동작을 취할 때마다 유리가 잘각대는 소리나 샹들리에의 장식들이 부딪치는 차르르한 소리 등이 들려와 인터랙션의 쾌감이 높다. 퍼즐을..
점수 X한줄평 최선을 다해 가정폭력을 미화하는 끔찍한 작품. 희극이라는데 왜 이렇게 웃음이 안 나는지 모르겠다. 극을 관람하다 점점 입가에서 웃음기가 사라지고 나중에는 이런 물건에 박수를 보내야 하나 고민하게 될 정도였다. 고전 발레의 스토리가 하나같이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얘기는 다른 포스팅에서도 했지만 그 끝판왕을 보고 나니 정신이 멍할 지경이다. 심지어 원작을 그대로 가져와 20세기 중엽에 안무한 작품이라는 사실이 한 번 더 뒷목을 잡게 만든다. 그리고 가장 문제인 건 이런 물건을 2015년에 수입해 놓고 아무 각색조차 없이 그대로 상연하는 국립발레단 아닐까 싶다. 물론 국립발레단은 이에 대해 아무 생각도 없어 보이는 것이, 공연을 보기도 전에 프로그램북에 실린 작품 소개와 인물 소개, 시놉시스 곳곳..
점수 ★★★★한줄평 발목 잡는 스토리만 제외하면 모든 면에서 안정적인 공연. 내게 있어 지젤은 정말로 딜레마가 큰 작품이다. 스토리만 빼면 모든 것이 좋은데 그 스토리가 도저히 감안하고 넘어가 주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기 때문이다.약혼자가 있는 귀족이 신분을 속이고 병약한 시골 처녀를 꼬셔 결혼까지 약속하는데 우연한 기회로 거짓말이 들통나는 바람에 상심한 시골 처녀는 충격으로 죽는다. 그런 식으로 연인에게 배신당해 죽은 처녀귀신들이 모여 남자들을 혼내주고 있노라니 지젤을 죽게 만든 귀족 남자가 찾아와 이놈도 죽이자 하고 있을 때 바로 그 때문에 죽은 지젤이 구구절절한 사랑의 춤을 추며 남자를 살려달라 애원하고 실제로 남자는 목숨을 건지지만 이 불쌍한 처녀는 아침이 오자 무덤으로 돌아간다.사랑의 위대함이라..
점수 ★★★☆한줄평 소극장 무대의 가까운 거리가 주는 압도적인 현장감과 박력이 일품.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이틀간 진행되는 의 첫날 공연에 다녀왔다. 자유소극장에는 처음 들어가 봤는데 일단 무대와 객석이 아예 붙어 있어 거리감이 존재하지 않는 극도의 현장감에 한 번 놀라고 한 줄이 통째로 연결된 채 미세하게 앞으로 기울어져 있는 의자의 어정쩡한 착석감과 줄 반대쪽 끝에서 박수치는 사람의 몸짓까지 전해지는 일체감에 두 번 놀랐다. 작은 무대를 끝에서 끝까지, 정말 여백 하나 없이 쓰는 데다 거리가 워낙 가깝다 보니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 자잘하게 흩어지는 땀방울, 의상에서 떨어지는 작은 스팽글 조각 등 정말 세세한 디테일이 모두 보여 굉장히 신선하고 긴장감 있었다. 동작을 하며 들이쉬고 내쉬는 얕은 ..
점수 ★★★☆한줄평 귀여운 그래픽으로 인내를 시험하는 난이도를 무마한다.구매 http://store.steampowered.com/app/435400/Hidden_Folks/ 귀엽고 매우 단순한 화풍의 숨은그림찾기 게임이다.이 게임의 특색이 될 만한 요소들을 꼽아 보자면 1. 명앙 없는 흑백 선화의 2D 그래픽평면적이라서 귀엽긴 한데 이 화풍이 난이도 상승에 상당히 큰 기여를 한다. 색도 명암도 없기 때문에 모든 사물이 같은 레이어에 입체감 없이 위치하게 되고, 그 때문에 개별 요소의 식별에 어려움이 생긴다. 백문이 불여일견. 아래 스크린샷을 보자. 스크린샷에 표시한 빨간 부분은 상호작용이 가능한 버튼과 레버이다. 그나마 맨 위에 있는 건 화살표 표시가 있어서 비교적 쉽게 인지되지만 나머지 두 개는 모양..
점수 ★★★★☆한줄평 언론의 자유와 의무, 사명감을 아우르는 존엄한 드라마.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용을 전혀 모른 채 영화 포스터와 지나가다 접한 아주 단편적인 얘기 한두 개만 보고 갔다. 심지어 감독이 누군지도 몰랐다. 이 영화에 대한 사전정보는 '메릴 스트립이 해내는 영화다' 정도면 충분했다. 이 영화는 메릴 스트립이 분한 캐서린 그레이엄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 적극적으로 여성에게 크레딧을 준다. '펜타곤 페이퍼'의 최초 보도는 뉴욕 타임즈에서 나왔고 이 문건을 터뜨리기 위해 3개월 동안이나 파고 들었던 기자와, 해당 문건을 유출하기로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 연구원과, 워싱턴 포스트에서 후속 보도를 밀어붙이기로 했던 편집국장이 있다. 몇년 전에만 나왔어도 이 영화는 그런 남성 출연자들..